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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 샷

세 번째 화이자를 맞았다.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처음에는 고위험군에게만 부스터샷을 권장했다가, 머지 않아 모두에게 권장했고, 그 다음엔 모두에게 강제했다.

2020년 초 코로나가 처음 우리나라에 등장했을 때에는 언젠가 반드시 끝나리라고 믿었다. 인류의 역사에 크고 작은 전염병이 있었지만, 다 결국엔 끝나지 않았던가. 끝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 덕분에 참을 수 있었다. 코로나만 괜찮아지면 여행 가야지, 유학 가야지, 사람들을 만나야지 하며 미뤘다. 그러나 코로나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백신이 개발되었을 때 코로나는 금세 종식될 것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을 미루어왔던 사람들은 기뻐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율이 늘어가도 치명율이 줄었을 뿐 확진자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오미크론 변이가 생기고 확진자 수가 역대급으로 불었다.

어느덧 코로나와 함께한지 3 년째에 접어들었다. 부스터 샷이 필수인 곳이 많아졌다. 벌써 4차 부스터 샷 얘기가 나왔다. 이제부터는 매년 독감 주사 맞듯 분기 별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맞아도 안 걸린다는 보장이 없다. 더 이상 코로나 종식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의 끔찍한 점은 희망을 가지며 한 걸음 씩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절망감과 무기력함을 안겨주는 것이다.

​백신이 증상을 완화시키긴 하는 것 같다. 12월 말 코로나에 걸렸지만 조금 심한 감기 증상만 있었다. 으슬으슬 춥고 어지럽고 열이 난 채로 5일을 앓고 나니 괜찮아졌다. 아마도 백신 덕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군말 없이 부스터 샷도 맞았다. 아마 n차 백신까지 계속 맞겠지.

다만 코로나 이전의 세상이 그립다. 활기찬 캠퍼스를 보고 싶고, 부모님을 여기로 데려오고 싶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했는데, 이젠 더 이상 기대하기도 지겹고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