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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과 한국 대학원

미국 대학원 vs. 한국 대학원

한국 대학원과 미국 대학원을 비교했을 때 어디가 좋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국 연구실 인턴 생활을 2년 반 정도 했을 뿐 한국에서 대학원을 나오진 않았어서 정확히 비교할 수는 없음을 미리 알린다. 그래도 인턴 생활을 길게 하면서 연구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보고 겪었기 때문에, 그 경험에 의존해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한국 연구실 생활은 만족스러웠다. 오죽하면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겠나. 그러나 나는 운이 좋았을 뿐, 유독한 환경이 많다는 것을 안다.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국에도 좋은 연구실, 나쁜 연구실, 이상한 연구실이 존재한다. 그러니 미국이 한국보다 낫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진리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 혹은 연구실 바이 연구실이다.

결국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미국 하면 수평적인 관계, 자유로운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또래 동료끼리의 토론은 좀 수평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교수님께는 당연히 예의를 갖춰야 한다.

미국 연구실의 장단점

한국 연구실과 비교해 장단점을 찾자면 이렇다. 미국 연구실의 장점은 행정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행정 처리를 하려면 온갖 서류를 다 갖추어 내야 하지만 미국은 서류 처리가 덜 복잡하다.

미국 연구실의 단점은 영어를 쓰는 점이다. 가뜩이나 한국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라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게 낯선데, 영어로 하려니까 더더욱 소극적이 된다. 하다 보면 조금씩 말문이 트이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보다시피 연구실만 따지면 장단점이 좀 미미하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좋은 연구실을 잘 찾으면 유익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다.

미국 생활의 장단점

연구실을 떠나 미국 생활의 장단점을 따져볼 수 있겠다. 미국 생활의 장점은 새로운 자연, 여행지가 많다는 것이다. 외국인인지라 처음 보는 여행지가 많다. 자연도 큼직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다른 문화를 많이 접해볼 수 있다. 미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문화권이 섞여 사는데 함께 생활하다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나의 문화도 너그럽게 이해받는다. 이건 정말 큰 장점이다.

미국 생활의 단점은 밤 늦게까지 놀 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한국에서 잘 놀러다녔어서 이렇게 느끼는 게 전혀 아니다! 나는 극한의 집순이다. 친구도 몇 명 없고 약속이 취소되면 더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8시에 문을 닫는 미국의 레스토랑, 낮 2시에 문을 닫는 카페는 야박하게 느껴진다.

결론

이렇게 미국 대학원과 한국 대학원을 비교해보았는데, 똑부러진 결론이 없어서 송구스럽다. 섣불리 일반화하기엔 너무 다양한 연구실이 있고, 내 경험은 너무 얕다. 좋은 연구실을 찾아 행복한 대학원 생활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