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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토체스

아득한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잘 하지 못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피지컬이 필요해서 못했고, 바람의 나라나 메이플 스토리는 남들보다 육성이 느렸다. 피지컬이나 게임 머리가 부족하니 진지하고 무거운 게임은 잘 안 하게 됐다. 그래서 가볍게 혼자 하는 테트리스나 폰 게임을 많이 했다.

작년 10월에 시작한 롤토체스는 좀 달랐다. 롤토체스는 챔피언을 여러 개 사서 배치한 후 자동 전투로 상대와 겨루는 게임인데, 자동 전투이기 때문에 피지컬이나 게임 머리가 부족한 나도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롤토체스의 가장 재밌는 시스템은 시너지이다. 시너지는 챔피언의 조합이 좋으면 강해지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바이와 징크스를 같이 쓰면 자매 시너지가 발동되어 사거리와 공격 속도가 늘어난다. 시너지가 많은 조합은 정말 세다. 그래서 어떻게든 시너지를 맞추려고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보게 된다. 시너지로 세진 우리 팀이 상대방을 압도할 때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 짜릿함에 그만 중독이 되어, 하루에 열 시간 씩 했었다. 그 이후, 롤 세계관에 빠져서 애니메이션 아케인도 보고, 몇몇 좋아하는 챔피언의 배경 설정도 읽어보았다. 뽀삐랑 럭스가 제일 귀엽다.

이 정도까지 오다보니 유튜브에서 롤토체스도 보고, 롤도 보고, 페이커도 보고, 페이커가 롤토체스 하는 영상도 보고… 무한의 굴레에 빠져버렸다. 별 일이 없으면 한동안 계속할 것 같다. 매 시즌 테마가 바뀌는데 다음 시즌도 기대된다.